올해 4월, 경남 창원시 의창구의 한 농로에서 70대 운전자가 술에 취한 채 차량을 운전하다가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던 이웃 주민을 들이받아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처음 이 사건은 운전자가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로, 뺑소니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만 검찰에 넘겼습니다.
그런데 뒤늦게 유족이 이의신청을 하면서 사건의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는데요, 검찰이 보완수사를 통해 운전자가 현장에 있다가 추후 운전자가 아닌 것처럼 행세하며 달아난 사실을 확인했고, 결국 11월, 이 사건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뺑소니) 혐의가 추가되어 구속기소까지 이어졌습니다.
"현장에 있었으니 도주는 아니다?"뺑소니에 대한 위험한 오해
도주치사(뺑소니)에서 말하는 ‘도주’는 단순히 ‘현장을 떠나는 행위’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판례와 실무에서는 피해자 구호 의무를 다하지 않은 채 책임을 피할 의도로 운전자 신분을 숨기거나, 목격자인 것처럼 꾸미는 경우에도 도주로 보기도 합니다.
이번 사건처럼, “운전자가 아닌 척” 한 행위 자체가 도주치사 판단의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사건의 흐름을 바꾼 유족의 이의신청
유족은 이건 단순 교통사고가 아니라 ”음주 뺑소니”라며 불송치 결정에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그 결과, 검찰측의 보완수사를 통해 이 사건은 단순한 음주치사 사건에서 도주치사 구속기소 사건으로 무게가 완전히 달라진거죠.
'법은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억울함이 있어도, 통지서 한 장 책상 위에 올려두고 시간만 보내면 법은 굳이 먼저 손을 내밀어 주지 않습니다.
사고는 한순간이지만, 사고 이후의 선택들이 가해자와 유족의 남은 삶 전체를 바꿔 놓습니다.
창원 농로에서 벌어진 이 음주운전 사망사고는 그 당연한 사실을, 뒤늦지만 아주 선명하게 다시 상기시켜 주는 사건이 되고 있습니다.